“리튬처럼 될라” 日 전고체 배터리 개발 속도전
2021-06-03
전기차가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글로벌 노력의 핵심 부분으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제조업체들은 첨단 배터리 기술 투자를 높이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는 오늘날 자동차 제조업체가 사용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더 안정적이고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차세대 전기차 첨단 배터리 생산 경쟁에서 주식회사 일본이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2020년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 도요타 자동차는 장기간 상용화 가능한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하는 선두 주자로 여겨져 왔다.
도요타는 당초 2020년 초에 차량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 코로나 등으로 늦어져 2021년 연말까지 전고체 배터리 구동 자동차 시제품을 발표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은 대부분 초기 모델은 자동화된 대규모 생산현장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제작되고 있다. 상업화는 2030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재료와 부품 사이에 최상의 조합을 의미하는 최고의 전고체 기술이 아직 발견되거나 선택되지 않았다.
일본 시장조사업체 테크노 시스템 리서치는 중국과 한국이 2020년 전체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의 70% 이상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CATL이 26%, LG에너지솔루션(구 LG화학)이 23%를 차지하고, 테슬라 배터리를 생산하는 파나소닉이 상위 7위 안에 드는 일본 업체 중 유일했다. 2013년 일본 기업들이 전체 배터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 것과 완전히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일본에서는 일본의 제조 지식, 장비 및 엔지니어가 경쟁국에 유출되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그리고 과거처럼 기술력 유출을 방치하면 전고체 배터리 기술 역시 빠져나가 경쟁국에 따라 잡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본의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는 2001년부터 2018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출원된 9400개 이상의 특허 중 일본이 37%를 차지해 중국 28%와 미국 16%를 능가했지만 중국이 2016년부터 매년 일본보다 더 많은 특허 출원을 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앞으로 일본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다고 위기의식을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를 만드는 어려움은 고체 전해질과 양극 및 음극 사이의 충분한 접촉을 확보하는 것인데, 이는 전해액이 전극 사이의 틈을 채우는 기존 액체 배터리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전고체 전지의 큰 문제는 여전히 제조 가능성에 있다. 아직 자동차 요구 사항에 맞춰 생산을 확장할 수 있는 기업은 단 한곳도 없다. 빨라도 2025년과 그 이후까지 가서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은 최초로 리튬 이온 배터리 시장을 열었지만 상업 시장에서 투자를 지체해서 중국과 한국에 비해 배터리 시장에서 지배력을 빠르게 잃은 바 있다.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일본 정부는 최신 배터리 기술의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는 노벨상을 수상한 화학자 요시노 아키라가 이끄는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 및 평가 센터 컨소시엄에 프로젝트를 위임하고 있다. 도요타, 혼다, 닛산을 비롯한 자동차 제조업체와 배터리 제조업체, 화학 회사 및 대학은 관련 기금을 받고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기술연구조합의 전고체 배터리 연구를 관리하는 미키나리 시마다는 “전고체 배터리 길을 선도하기 위해 연구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기술연구조합에서 개발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기존 배터리에 대비해 60°C에서 10분 안에 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또한 현재 가솔린 구동 차량과 비슷한 범위를 달성하기 위해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용 신소재를 검토하고 있다.
유럽 특허청과 국제 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에 따르면 도요타는 10년 넘게 차세대 배터리를 추구해 왔으며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가장 많은 특허 출원을 기록했다. 도요타는 지난 5월 12일 공개적으로 2030년에 800만 대의 전기차 판매를 밝혔다.
2020년 4월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에 초점을 맞춘 차량 배터리를 개발하기 위해 파나소닉과 합작 투자한 프라임 플래닛 에너지 솔루션을 설립했다.
그러나 도요타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도요타는 지난 5월 12일 기자들에게 “기술적 장애물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여전히 안전과 내구성 요구 사항을 충족할 재료개발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혼다도 전고체 배터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에 회사가 시연 라인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20년대 하반기에 새로운 모델에 전고체 배터리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닛산도 2020년대 후반에 차세대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을 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와 기업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전고체 배터리의 제조 강국이 될 지에 의문을 품고 있다.
우선 전기차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와 공급업체는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적시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셀, 모듈 및 배터리 팩의 현지화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데 일본은 그 부분에서 뒤처져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중국의 CATL과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전기차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현지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일본은 배터리 R&D면에서 매우 강하지만 현지 공장 투자는 뒤떨어져 있다.
또한 일본에서 전기차 보급률이 낮은 점도 전고체 배터리 제조에서 불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본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지만 2019년 기준으로 순수 전기차는 일본 시장의 2% 수준이다. 이는 부분적으로 도요타 같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하이브리드 기술에 조기에 베팅을 했기 때문이다.
앞선 배터리 기술이 더 나아가려면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어야 하므로 일본의 자동차 시장이 조기에 전기차 시장으로 전환되어야만 한다.
또 다른 부담은 북미와 유럽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를 새롭게 내놓는 경쟁을 펼치는데 반해 일본은 도요타를 비롯해 전기차 양산보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만 너무 몰입하는 것이다.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지만 계획보다 늦어지거나 현재 리튬이온배터리 개선이 더 빨라질 경우 시장에서 경쟁을 잃을 수도 있다.
2020년 매출면에서 글로벌 2위를 차지한 폭스바겐은 올해 전고체 배터리 생산을 목표로 미국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퀀텀스케이프(빌 게이츠 지원, 시가 총액 110억 달러 규모)는 지난 5월 14일 자사와 폭스바겐이 전고체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투자를 올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목표는 2024년까지 생산 라인을 구축하여 폭스바겐이이 2025년에 전고체 배터리로 전기차를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폭스바겐은 퀀텀스케이프가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가 동일한 크기와 무게의 액체형 배터리보다 약 30% 더 넓은 범위를 제공하고 12분 만에 80% 용량까지 충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2021년 5월 포드는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 파워에 대한 투자를 추가했다.
BMW도 2022년 차량 테스트용 대형 셀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최근 1억3000만 달러의 자금 조달 라운드에 합류했다.
지난 1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니오는 2022년 신형 세단이 1000㎞ 범위에 도달 할 수 있는 전고체 배터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고체 상태가 아닌 절반 고체와 절반 액체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4월 컨퍼런스 콜에서 2030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구동 전기차 양산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