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美공개압박 수개월만에… 스마트안경 배터리규제 완화

2026-07-15

유럽연합(EU)이 미국 빅테크 중 한 곳인 메타의 스마트안경 판매를 가로막는다는 비판을 받아 온 배터리 규제를 완화했다. 미국 정부가 “EU에서만 팔 수 없는 제품”이라며 공개 압박에 나선 지 수개월 만이다.

14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스마트안경,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소비자가 직접 배터리를 분리·교체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의 예외 대상으로 추가하는 위임 법안을 채택했다. 이 규정은 전자폐기물을 줄이고 제품 수명을 늘리기 위해 도입됐지만 메타의 스마트안경을 비롯해 배터리가 본체에 내장된 제품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번 조치로 메타가 유럽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하는 데 걸림돌이 됐던 배터리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이번 결정은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온 사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앤드루 퍼즈더 EU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3월 메타의 스마트안경을 두고 “미국과 유럽이 공동 개발한 훌륭하고 세련된 제품이 EU에서만 판매되지 못하고 있다”며 EU 규제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기업이 성장하고 혁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규제 완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EU 집행위는 이번 결정이 미국이나 메타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라는 해석에는 선을 그었다. 집행위는 “누구의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았다”며 소비자단체와 업계, 회원국들과의 폭넓은 협의를 거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미국 정부와 메타가 요구해 온 방향으로 결론이 난 데다 과도한 규제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아 이를 의식해 규정을 현실에 맞게 조정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한편 EU는 스마트안경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는 더욱 엄격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메타의 케냐 하청업체 직원들이 스마트안경으로 촬영된 화장실 이용 장면, 금융 정보 등이 담긴 영상을 인공지능(AI) 학습용으로 검토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출처:EU, 美공개압박 수개월만에… 스마트안경 배터리규제 완화 |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