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원 대신 잔해 속으로…카메라·주사기 장착한 ‘사이보그 바퀴벌레 구조대’

2026-08-31 

재난 상황 등에 구조대원이 진입할 수 없는 환경에서, 사람 대신 투입될 수 있는 사이보그 바퀴벌레가 호주에서 개발됐다. [사진: 퀸즐랜드대]

[디지털투데이 최재원 기자]호주 연구진이 붕괴된 건물이나 동굴 등 구조대원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생존자에게 응급 처치를 전달할 수 있는 사이보그 바퀴벌레를 개발했다. 살아 있는 곤충의 뛰어난 이동 능력에 카메라와 초소형 주사 장치를 결합한 바이오하이브리드 로봇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간) IT 매체 테크레이더에 따르면 퀸즐랜드대(UQ)와 뉴사우스웨일스대(UNSW) 공동 연구팀은 호주 북부에 서식하는 대형 굴바퀴벌레에 전극과 경량 전자장치를 장착한 파라보그(Paraborg)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발표됐다.

파라보그는 카메라로 주변 상황을 전달하고 사람이 원격으로 조종해 목표 지점까지 이동한다. 다른 개체에는 원격 작동식 자동 주사 장치를 달아 액체 약물을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장비를 부착할 때 바퀴벌레를 마취했으며, 장치를 제거한 뒤에도 일반 개체와 비슷한 수명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개념검증 실험에서는 목표물 15cm 이내에서 주사를 시도했을 때 최대 95%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다만 여러 지점을 통과해 목표물까지 이동하고 자세를 안정시킨 뒤 주사까지 수행하는 전체 임무 성공률은 72%였다. 연구진은 실제 환자가 아닌 실리콘 표적 등을 이용해 주사 장치의 작동 가능성을 시험했다.

하이 난 레(Hai Nhan Le) UQ 박사과정 연구원은 “목표 지점에 정확히 접근한 뒤 주사가 가능할 정도로 곤충의 자세를 안정시키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카메라·환경센서를 담당하는 개체와 의료장비를 운반하는 개체 등 서로 다른 역할을 맡은 사이보그 곤충 여러 마리를 동시에 투입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소방 당국도 가능성에 주목했다. 팀 하시오티스(Tim Hassiotis) 뉴사우스웨일스 소방구조청 경정은 “구조대원이 들어갈 수 없는 공간에서 피해자를 찾고 응급 지원까지 제공할 수 있다면 도시 수색·구조의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실제 재난 현장 투입까지는 갈 길이 멀다. 통신이 불안정하고 지형이 복잡한 실제 붕괴 현장에서의 검증과 안전성 확보, 규제 승인 등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충분한 연구비와 현장시험이 뒷받침될 경우 향후 5~10년 안에 실제 구조현장에서 사이보그 곤충을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처:구조대원 대신 잔해 속으로…카메라·주사기 장착한 ‘사이보그 바퀴벌레 구조대’ : 네이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