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10분 충전 1200㎞ 주행’ 전고체 배터리차 2027년 실용화
2023.06.13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자동차를 빠르면 2027년 출시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과 NHK방송 등이 13일 보도했다. 자동차 판매 세계 1위 기업이지만 전기차 분야에선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도요타가 전고체 배터리 실용화에 성공할 경우, 전기차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 등에 따르면, 도요타는 최근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의 연구 거점에서 기술설명회를 열고 “전고체 배터리의 내구성 문제를 극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요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나카지마 히로키 부사장은 “좋은 재료가 발견됐다. 세계에 뒤지지 않고 반드시 실용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미 양산 공법을 개발하는 단계에 진입했고, 2027년 또는 2028년쯤 전기차에 탑재하는 걸 목표로 한다고도 덧붙였다.
전고체 배터리는 안정성과 성능 면에서 진일보한 차세대 배터리다. 현재 시판 중인 전기차에 널리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기를 통하게 하는 전해질이 액체로 돼 있는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이를 고체로 만들어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적다. 10분 이하 충전으로 1,200㎞를 달릴 수 있어 주행 거리도 기존 전기차의 2.4배로 늘어난다. 이른바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다만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제조 비용이 기존 배터리에 비해 매우 높은 데다, 특히 충전 가능 횟수가 수십~수백 번에 불과하다는 게 문제다. 한국의 배터리 3사는 물론,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이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일본 닛산자동차도 2028년까지 자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까지 실용화에 성공한 곳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도요타가 최대 난제였던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실제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세계 최다인 1,000개 이상 보유하는 등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한발 앞서 있다. 2020년엔 세계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탑재한 차량으로 시험 주행을 하기도 했다. 전고체 배터리 실용화를 서두르고,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 차량 성능도 대폭 향상시켜 상대적 열세였던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게 도요타의 구상이다.
아울러 도요타는 2026년 차세대 전기차 첫 출시 계획도 공개했다. 배터리뿐 아니라 플랫폼, 차량 제작 방식 등 모든 것을 최적화해 1회 충전에 주행 거리 1,000㎞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공기 저항을 줄여 최대한의 성능을 내기 위해 미쓰비시중공업 우주사업부와의 공동 연구로 로켓의 극초음속 기술을 자동차에 적용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약 2만 대에 불과했던 전기차 판매량을 2026년까지 연간 150만 대, 2030년까지는 350만 대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