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종주국’ 타이틀 탈환 나선 일본의 히든 카드 보니

2022.04.26

일본 정부가 한국, 중국에 빼앗긴 이차전지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포부를 밝혔다. 일본 기업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현재의 10배 이상으로 키워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시장 점유율 20% 달성 목표

26일 요미우리신문,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다케오 노부타카 일본 경제산업성(METI) 국장은 기자들과 만나 “일본 배터리 업계가 지난 몇 년간 중국과 한국 경쟁사와의 싸움에서 잃어버린 세계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산업성은 일본 기업의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점유율이 2015년 40%에서 2020년 21%로 떨어졌고, 에너지저장시스템(ESS)에 사용되는 배터리 점유율은 2016년 27%에서 2020년 5%로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1990년대 소니를 필두로 세계에서 가장 먼저 리튬이온배터리를 상용화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시장 주도권을 한국과 중국에 넘겨줬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기준 기업별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상위 10위권에 일본 기업은 파나소닉뿐이다. 나머지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기업과 CATL, BYD, CALB, 궈쉬안 등 중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2020~2021년 기업별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자료 출처 = SNE리서치]

사진설명2020~2021년 기업별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자료 출처 = SNE리서치]

지난해 파나소닉의 시장 점유율은 12.2%로 CATL,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3위지만, 2위와의 격차가 8.1%로 크다. 지난 2020년 5%였던 격차가 1년 사이 더 벌어졌다.

이에 일본 정부가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경제산업성은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20%를 목표로 일본 기업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2030년까지 600기가와트시(GWh)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는 현재 생산능력(60~70GWh)의 10배 수준이다.

경제산업성은 올 여름 정부의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포함해 최종 배터리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역전 펀치는 ‘전고체배터리’…4680배터리도 숨은 무기

일본 경제산업성은 생산능력 확대 외에 2030년까지 전고체배터리를 상용화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제산업성은 전고체배터리에 대해 “자동차를 비롯해 휴대 장치 전기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전고체배터리는 전류의 통로 역할을 하는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바꾼 배터리다. 액체 전해질을 쓸 때보다 폭발 위험은 낮추고, 에너지 밀도는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를 비롯해 국내외 기업들이 전고체배터리를 연구 중이지만, 기술력 면에서 일본이 앞서 있다.

전 세계에서 전고체배터리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가진 토요타는 작년 9월에는 세계 최초로 전고체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의 주행 영상을 공개했다. 오는 2025년까지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양산해 판매할 계획도 밝혔다.

닛산도 지난해 11월 2024년 요코하마공장 내 전고체배터리 시제품 생산설비를 마련하고 2028년까지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하겠다고 선언했다. 혼다 역시 올해 초 2030년께 전고체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미 셀 형태를 파우치형으로 선정하는 등 양산 준비를 마쳤다고 전했다.

4680배터리.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사진설명4680배터리. [사진 출처 = 픽사베이]

파나소닉이 양산 중인 ‘4680배터리’도 일본의 배터리 경쟁력을 강화할 무기로 평가받는다.
4680배터리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지난 2020년 9월 배터리데이 행사에서 처음 소개했다. 부피는 기존 원통형배터리보다 크지만, 에너지밀도와 출력이 그 이상으로 커 주행거리가 16~20% 늘어난다. 파나소닉은 2024년 3월부터 4680배터리를 양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에 해당 배터리를 납품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4680배터리가 대량 양산되면 배터리의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이 유의미하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이는 향후 전기차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배터리 종주국` 타이틀 탈환 나선 일본의 히든 카드 보니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