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소재로 만든 전기 건전지, 먹어도 될까?

2023.04.21

건전지를 먹을 수 있을까? 미국 국립독극물 센터에 따르면 배터리를 먹는 사람이 매년 약 3천 5백 명에 달한다. 비상 상황에 전화하는 응급연락망 중 배터리 섭취만 담당하는 번호가 있을 정도로 지속적인 문제다. 보통 전력을 저장하는 부품은 인체가 소화하기 곤란한 구조다. 그런데 이탈리아 연구진이 먹을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해 냈다.

이탈리아 공과대학(IIT) 연구진이 15일(현지시간) 어드밴스드 메테리얼에 발표한 논문은 섭취할 수 있는 배터리를 소개한다. 식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충전 전지는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양극과 음극은 채소 성분으로 제작한다. 양극은 표고버섯 속 리보플라빈으로 음극은 케이퍼 속 케르세틴으로 제조했다. 전기를 전도하는 역할은 활성탄과 액체 전해질이 맡았다. 밀랍으로 감싼 전극과 식용 금박도 설계에 포함되었다.

논문은 “인체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식용 전자 장비는 식품 품질 검사뿐만 아니라 위장 내시경, 환자 치료에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연구에서 식용 센서와 회로까지 구현했지만 “식용 전자 기기를 위한 전력 공급원이 필요한 상황이다”며 “극히 적은 개발사례만 있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공과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전지는 0.65 볼트 전력을 생산한다. 인체가 무난하게 감당할 수 있는 세기다. 일반적으로 몸속에서 1시간 이상 10 마이크로 암페어 이하 전력을 낼 수 있다. 강도를 올려 최장 12분 동안 48 마이크로 암페어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원 장치는 알약 모양 모듈 및 위장 시술용 소형 전자 장치를 구동시킬 수 있다. 마리오 카이로니 이탈리아 공과대학교 연구원은 식용 전지가 건강 검진과 식품의 효과를 파악하는 장치들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난감 속 전지를 안전하게 식용으로 바꾸는 용도도 있다. 어린이가 실수로 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이반 알릭 이탈리아 공과대학 연구원은 비록 전지가 낮은 전력만 공급하지만 어떠한 독성 물질도 사용하지 않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식용 전지가 전기 자동차에 동력을 공급하진 않을 것이다”며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더 안전한 재료로 전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증거이다”고 발명품의 가치를 밝혔다. 이어 “식용전지가 진정으로 지속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해 더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도록 다른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더 강력하고 작은 장치를 개발하는 후속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들은 인체 내부를 탐사할 소형 의료 로봇에 전원장치를 설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채소 소재로 만든 전기 건전지, 먹어도 될까? < TECH < 기사본문 – 파퓰러사이언스 (pops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