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방전 발열이 리튬이온 배터리 수명 떨어뜨리는 이유 밝혔다

2020.08.06

국내 연구진이 발열이 배터리 수명을 떨어뜨리는 이유를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입자연구단 현택환 단장·성영은 부연구단장과 고려대 유승호 교수 연구팀이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일어나는 열화 과정의 근본 원인을 규명했다고 5일 밝혔다.

스마트폰 등 대부분의 전자기기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에서는 충전 시 리튬 이온이 음극으로 이동하고, 방전 시에는 양극으로 이동하는 반응이 일어난다.

배터리 충·방전 시에는 열이 발생하는데, 이 같은 열화 과정이 배터리 수명과 성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분자 수준에서 어떤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우선 이산화타이타늄(TiO₂)을 전극(음극)으로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제조했다.

이어 충·방전 시 온도를 다르게 한 상태에서 X선 회절 분석법을 이용해 이산화타이타늄 전극에서 일어나는 구조 변화를 관찰했다.

기존에는 배터리를 충전하면 리튬 이온이 음극으로 이동, 이산화타이타늄 전극과 반응해 상을 변화시킨다고만 알려져 있었다.

분석 결과 상온보다 20∼30도 정도만 높아져도 1차 상 변화 이후 2차 상 변화가 추가로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온이 아닌 일상적인 40도 수준의 열 조건에서도 예상치 않았던 추가 상 변화가 발생했다.

연구팀이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2차 상 변화에 따른 전극의 구조 변화를 관찰한 결과, 2차 상 변화에 따라 에너지 장벽이 높아지면서 이산화타이타늄 전극 내부에서 리튬이온 이동이 쉽게 일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치 동맥경화처럼 전극 내에 리튬이온이 쌓이다가 충·방전 과정이 거듭되면 이산화타이타늄 나노입자가 쪼개지면서 전극에 결함이 발생하게 된다.

성영은 부연구단장은 “최근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배터리 성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안정적이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설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이날 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