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우주기술로 전기차 5분 내 충전한다

입력 2022.10.09

달과 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된 냉각장치가 전기자동차를 5분 만에 완전히 충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전기차 충전 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한 번에 더 많은 전류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상용화되면 전기차 보급이 획기적으로 늘 것으로 기대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지난 4일(현지 시각) “미국 퍼듀대의 이삼 무다와르 교수가 개발한 새로운 냉각장치가 올 초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전기차 충전을 5분 안에 끝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달이나 화성같이 심우주(深宇宙)를 탐사하는 우주선은 장기간 비행 동안 발전시설이나 각종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무다와르 교수 연구진은 나사 지원을 받아 액체와 기체 상태를 동시에 가진 냉각제로 열을 제거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퍼듀대는 새 냉각장치를 이용해 기존 전기차 충전용 케이블로 1400암페어의 전류를 보내면 5분 안에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가장 성능이 좋은 미국 테슬라의 슈퍼차저 충전장치는 520암페어를 보낼 수 있다. 이 경우 완전 충전까지 20분이 걸린다.

미국 퍼두대 연구진이 미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개발한 우주선용 냉각시스템으로 전기차를 5분 내 충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미 퍼두대

우주정거장에서 냉각 효과 확인

달이나 화성같이 심우주(深宇宙)를 탐사하는 우주선은 장기간 비행 동안 발전시설이나 각종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제거해야 한다. 무다와르 교수 연구진은 나사 지원을 받아 액체와 기체 상태를 동시에 가진 냉각제로 열을 제거하는 장치를 개발했다.

퍼듀대는 새 냉각장치를 이용해 기존 전기차 충전용 케이블로 1400암페어의 전류를 보내면 5분 안에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가장 성능이 좋은 미국 테슬라의 슈퍼차저 충전장치는 520암페어를 보낼 수 있다. 이 경우 완전 충전까지 20분이 걸린다.

미국 퍼듀대의 이삼 무다와르 교수(오른쪽) 연구진이 전기차 충전 시간을 5분 내로 줄일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미 퍼듀대
미국 퍼듀대의 이삼 무다와르 교수(오른쪽) 연구진이 전기차 충전 시간을 5분 내로 줄일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미 퍼듀대

전류는 물과 같은 유체로 볼 수 있다. 큰 수도관에 수압을 강하게 걸어주면 물을 더 빨리 수조에 채울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전압을 높이고 전선을 굵게 하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전류를 전기차에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성능 좋은 전선이라도 굵어지면 저항 때문에 상당 부분 전기가 열로 바뀐다. 이번에 우주용 냉각장치로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8월 우주정거장으로 새로운 냉각장치를 보내고, 올 초 실험을 진행해 효능을 확인했다. 새 냉각장치는 액체 상태의 냉각제를 공급하면서 바깥에서 열을 가했다.

냉각제 온도가 높아지면 관의 바깥쪽 벽에 가까운 부분은 끓기 시작한다. 그러면 기포가 발생해 벽으로 달라붙는데, 이 과정에서 열이 효과적으로 전달된다고 나사는 설명했다. 냉각제가 액체와 기체 상태를 모두 가지면 순수 액체 냉각제보다 열을 10배 이상 더 잘 제거한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충전속도 높여 전기차 보급 촉진할 듯

나사는 “새로운 기술을 응용해 자동차를 충전하는 시간을 전례 없이 줄일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전 세계에서 전기자 도입을 가로막던 핵심 장애물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가장 성능이 좋은 미국 테슬라의 충전장치는 완전 충전까지 20분이 걸린다. 그나마 전기차 충전소가 부족해 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전기차 운전자들은 대신 운전을 하지 않는 밤에 가정용 충전장치를 이용한다. 이러면 충전에 몇 시간씩 걸린다.

전기차 충전 전류량 비교. 현재 상용화된 전기차 충전 전류량은 150암페어이고, 최고 수준인 테슬라도 520암페어이다. 퍼듀대 연구진은 우주선용 냉각시스템으로 충전 시 발생하는 열을 획기적으로 제거해 전류 공급량을 2400암페어까지 달성했다./미 퍼듀대
전기차 충전 전류량 비교. 현재 상용화된 전기차 충전 전류량은 150암페어이고, 최고 수준인 테슬라도 520암페어이다. 퍼듀대 연구진은 우주선용 냉각시스템으로 충전 시 발생하는 열을 획기적으로 제거해 전류 공급량을 2400암페어까지 달성했다./미 퍼듀대

야간 충전이 늘면 전기차가 오히려 환경에 해로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지난달 국제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야간 전기차 충전 시 낮에 충전 시설을 사용할 때보다 전력망 안정성이 떨어지면서 탄소 배출량이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대의 전기차 2만7700대의 운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장차 미국 서부 11개주에서 전기차 4860만대가 운행하는 상황을 가상시험했다. 미국 서부는 태양광과 풍력발전 비중이 높은데 야간에 전기차 충전이 몰리면 이를 지원하기 위해 따로 화석 연료를 태워 전기를 생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달 2026년까지 신규 판매 차량의 35%를 친환경 차량으로 제한하고 2030년까지 그 비중을 68%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는 100% 친환경 차량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뉴욕주도 지난주 2035년까지 같은 목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퍼듀대 이삼 무다와르 교수(가운데) 연구진이 전기차 충전 시간을 5분 내로 줄일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미 퍼듀대
미국 퍼듀대 이삼 무다와르 교수(가운데) 연구진이 전기차 충전 시간을 5분 내로 줄일 냉각시스템을 개발했다./미 퍼듀대

무다와르 교수 연구진은 전기차나 충전케이블 생산업체와 함께 내년 말까지 실제 전기차에 5분 이내 충전을 구현하는 냉각장치를 시험해보겠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해 11월 자동차업체 포드와 함께 새로운 냉각장치로 테슬라보다 4.6배 많은 2400암페어까지 보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자동차 산업전략 원탁회의’를 개최하고 초급속 80% 충전 기준 현재 18분인 충전속도를 2030년 5분까지 단축하고, 현재 500㎞가량인 1회 충전 주행거리를 2025년 60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출처:[사이언스샷] NASA 우주기술로 전기차 5분 내 충전한다 – 조선비즈 (chosun.com)